초고속인터넷 ID와 패스워드가 새로운 인터넷 콘텐츠 결제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 최근 전자결제서비스 전문업체들과 손잡고, 초고속인터넷 ID와 패스워드를 이용해 유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ID 결제서비스 사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ID결제서비스란 초고속인터넷 ID와 비밀번호만으로 인터넷 유료 사이트를 이용하고, 결제대금은 다음달 이용자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이용료에 합산청구되는 후불제 결제방식으로, 초고속인터넷사업자와 전자결제 전문업체들의 공동사업 형태로 제공된다. 즉 기존에 CP 가맹점을 대량 확보하고 있는 전자결제 전문업체가 CP 영업 및 관리 권한을 맡고,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은 요금회수를 대행해 수수료를 받는 ‘윈윈’ 사업방식이다.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 ‘ID결제’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이유는 콘텐츠이용대금 회수대행을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다,가입자 DB 기반의 결제시스템을 확보함으로써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향후 1:1 고객마케팅(CRM)을 위한 기반까지 갖출 수 있기 때문. 여기에 초고속인터넷사업자 간의 치열한 경쟁상황과 맞물려 자사의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초고속인터넷 이용고객들의 이탈을 최대한 방지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프트가족, 다날, 인포허브, 코인츠 등 전자결제 전문업체 입장에서도 가급적 다양한 결제수단을 확보함으로써 결제시장에서 자사의 입지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초기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업자 진출 현황= 한국통신은 최근 소프트가족, 코인츠와 콘텐츠 결제요금 회수대행 제휴를 맺고, 자사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 브랜드인 메가패스 ID를 이용한 결제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올초부터 자체 사업부서를 통해 독자적인 초고속인터넷 ID 결제서비스(코넷월드)를 선보인 한국통신은 이번 제휴를 통해 소프트가족과 코인츠의 CP 영업망을 활용함으로써 자사의 ID결제 가맹점을 자체 인터넷콘텐츠몰에서 외부 사이트로 대폭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루넷도 자회사인 코리아닷컴을 통해 내년 초부터 코리아닷컴 ID와 비밀번호를 이용한 ID결제서비스 사업을 개시키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현재 인포허브, 코인츠 등 전자결제업체들을 대상으로 협력사 선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하나로통신도 지난달 말 다날, 인포허브, 코인층 등 3개사와 제휴를 맺고, 국내 50여개 유료콘텐츠 전문사이트에서 ‘하나포스 ID’로 이용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ID캐시’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ID결제는 편리한 결제방식에 힘입어 휴대폰 결제와 ARS결제방식과 더불어 대표적인 후불제 결제서비스로 부각될 것”이라며 “반면 휴대폰에 비해 개인화 정도가 다소 떨어지는데다, ID도용에 대한 확실한 보안대책이 없다는 점 때문에 실제 대중화되는데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인터넷 콘텐츠 결제시장엔 신용카드, 무통장입금, 인터넷전자지갑, 선불형 전자화폐, CD캐시, 폰빌(Phone Bill)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 중 휴대폰·ARS 결제서비스 등 후불제 결제서비스가 전체 시장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연광 saint@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