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 레드스타킹스
1860년대 후반경으로 접어들자 야구는 취미에서 비즈니스 쪽으로 발전했다. 야구를 잘 한다는 것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경력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야구 기자 헨리 채드윅이 1868년 브루클린 애틀랜틱스 클럽을 관찰한 바에 따르면, 야구 선수 사이에는 분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클럽은 최고의 기량을 가진 직업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 가장 기량이 뛰어난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팀, 그리고 맨 마지막에 머핀(muffins)이라 불린 세 번째 등급의 선수들 등으로 일종의 위계질서가 세워져 있었다. 야구 클럽이 직업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지배받게 되자, 일부 클럽들은 지분 매각, 합자 회사로의 전환 등을 방법을 통해 재정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어떤 클럽들은 선수 조합(cooperative nines)의 형태로 남아 있었다. 선수 조합의 선수들은 경기 입장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었다

신시내티레드스탕킹스 1869년


1869년까지 야구 클럽들은 암암리에 직업 야구로 전환하고 있었다. 실제야 어떻든 대다수의 팀들은 아마추어


브루클린 애틀랜틱스(1868년)

의 간판을 달고 있었다. 그러나 그해 신시내티 레드스타킹즈 클럽은 자신들은 전원이 급여를 받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프로야구가 공식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이 사건은 클럽의 회장이었던 아론 챔피언(Aaron B. Champion)의 발상에서 비롯되었다. 엄격한 견지에서 볼 때, 레즈는 역사상 최초의 프로야구단이 아니다. 모든 소속 선수들에게 급여를 지불한 구단은 이전에도 있었으며, 한 시즌에 전승을 거둔 팀 역시 레즈가 최초는 아니었다. 그러나 레즈가 선수 전원에게 급여를 지불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최초의 팀이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한 해리 라이트(Harry Wright)가 이끈 레즈는 1869년 가진 전국 순회경기에서 단 1패도 기록하지 않고 60여 승을 거두었다. 라이트는 후일 프로야구의 아버지로 추앙받게 된다. 다음해에도 레즈는 24승을 추가하여 연승 기록을 이어나갔다. 그들이 처음으로 진 경기는 1870년 6월 11이닝 끝에 8-7로 패배한 브루클린 애틀랜틱스 전이었다.


프로야구의 개척자 해리 라이트

하지만 프로야구단은 당시 수지가 맞는 사업이 아니었다. 1870년 시즌이 끝나자 레즈의 주주들은 팀을 다시 아마추어 체제로 바꾸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에피소드는 신시내티 레즈로부터 미국의 프로야구가 탄생했다는 전설을 야기시켰다. 진실은 다음과 같다. 그 당시에 이미 '프로 야구', 즉 직업적인 야구는 이미 강력한 조류로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레즈의 실험은 수많은 모방자들을 탄생시켰으며,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 사이의 논쟁을 촉발시켰다는 점 역시 사실이다.



이글 야구클럽(1871년)

1870년 내셔널 어소시에이션은 총회에서 프로화 경향에 제동을 걸고 아마추어로 회귀할 것을 결의했다. 그러자 프로 측 대표들은 어소시에이션을 탈퇴해서 이듬해 3월 자신들만의 새로운 조직을 결성했다. 이 쿠데타로 내셔널 어소시에이션은 큰 타격을 입었으며 이후 예전의 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1874년 소멸하게 된다. 이는 또한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1871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국 야구에서 일어난 규칙과 플레이 스타일 상의 변화는 메이저리그에 의해 주도된다.